설교예화/십자가, 고난, 역경

암 병동에서 피어난 감사 – 김선희 집사의 이야기

땅콩로이 2025. 4. 11. 10:00

 

서울의 한 대학병원 암 병동.
그곳엔 언제나 무거운 공기가 흐르고, 희망과 절망이 하루에도 몇 번씩 교차합니다.
그 병동 712호에는 한 여인이 있었습니다.
김선희 집사님, 당시 47세였고, 3기 말 위암으로 항암 치료를 받고 있었습니다.


"왜 저인가요?"

그녀는 평범한 가정주부였습니다.
교회에선 성실한 중보기도자였고,
세 자녀의 어머니로, 남편의 든든한 신앙 파트너였습니다.

그런 그녀에게 날벼락처럼 찾아온 암 선고.
치료 과정은 지옥 같았습니다.
온몸의 세포가 무너지는 느낌,
죽음을 의식한 밤들,
딸아이의 생일조차 함께하지 못했던 날들…

그녀는 기도조차 멈췄습니다.
“하나님, 왜 하필 저인가요…
제가 뭘 그렇게 잘못했나요?”


“내 고난 속에도 주님이 계셨습니다.”

병실 옆 침대에는 항상 불평만 늘어놓던 한 아주머니가 있었습니다.
"왜 나한테 이런 일이 생긴 거야!"
"하나님이 있다면 이럴 수는 없지!"
그 아주머니의 분노 섞인 말들이 마음을 후비고 들어왔습니다.

하지만 어느 날, 그 아주머니가 갑자기 눈물을 쏟으며 이렇게 말했습니다.

“근데 말이야… 이상하지?
나는 이렇게 하나님을 욕하는데,
그 김 집사님은… 여전히 찬송을 부르더라고.
나는 그게 너무 부러워. 나도 평안하고 싶어.”

그때 김선희 집사님은 조용히 아주머니의 손을 잡고 이렇게 말했습니다.

“저도 평안하지 않아요.
그런데… 십자가를 생각하면,
예수님이 나보다 먼저 더 깊은 고난을 걸으셨다는 걸 믿게 되거든요.
그래서 저는 견딜 수 있었어요.”

그 순간부터 병동은 달라졌습니다.
그녀의 병실은 ‘기도실’이 되었고,
말기 환자들이 찾아와 함께 기도하고,
희망을 나누는 공간으로 변화된 것입니다.


“내 고난을 통과해 다른 이에게 위로가 되게 하소서”

김 집사님의 몸은 점점 약해졌지만,
마음은 더욱 단단해졌습니다.
매일 병원복을 입고, 환자들에게 성경을 읽어주었고,
교회와 연결해 온라인 예배를 나누며
하나님은 여전히 선하시다”고 고백했습니다.

그녀는 일기장에 이런 글을 남겼습니다.

“고난은 하나님이 허락하신 다리였어요.
더 깊은 사랑으로 건너가게 하신 길이었죠.
나는 십자가를 통해, 고난의 의미를 다시 배우고 있어요.”


마지막 인사, 그러나 영원한 고백

2022년 11월, 김선희 집사님은 가족과 병동 친구들, 교우들의 축복 속에
주님의 품에 안기셨습니다.

그녀의 마지막 말은 딸에게 한 고백이었습니다.

“엄마는 고난 속에서도 행복했단다.
왜냐면… 엄마는 십자가를 통해
주님을 더 가까이 만났거든.”


이후, 그녀의 장례식은 마치 감사예배처럼 진행되었습니다.
고난을 고난으로만 남기지 않고,
십자가를 통과해 믿음으로 승화시킨 한 사람의 고백
많은 이의 눈물과 회개를 이끌었습니다.


묵상 포인트 🌿

김 집사님의 이야기는 우리에게 묻습니다.

“당신의 고난은, 그냥 아픈 시간이었나요?
아니면 주님을 더 깊이 만나는 통로가 되었나요?”

고난은 피하고 싶은 시간입니다.
하지만 예수님이 그 고난의 길을 먼저 걸으셨기에,
우리도 그분 안에서 그 길을 걸어낼 수 있습니다.

십자가는 단지 예수님의 고난이 아닙니다.
우리가 겪는 고난조차 의미 있게 만드는 능력입니다.